[창간 에세이] 고요함이 머무는 자리, 서결(舒結)의 문을 열며
반갑습니다. 이곳은 세상의 소란함을 잠시 멈추고, 당신의 오롯한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공간 '서결(舒結)' 입니다. 20년 동안 문장이라는 그릇에 마음을 담아온 제가, 당신이 정성껏 마련해주신 이 고요한 터전 위에 첫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셨나요? 현관문을 닫고 들어오며 깊은 한숨을 내뱉지는 않으셨는지요.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이 어디쯤 와 있는지 잊어버린 당신을 위해, 오늘은 잠시 멈춰 서서 당신만의 '인생의 결'을 들여다보는 시간 을 선물하려 합니다. 1. 서(舒), 웅크린 마음을 다정하게 펴는 연습 우리는 참으로 치열한 계절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다그치곤 하죠. 하지만 숲의 나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나무는 결코 옆에 있는 나무와 속도를 경쟁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서 당신의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중입니다. " 이곳의 이름인 '서(舒)'는 펼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타인의 기준에 당신을 끼워 맞추려 하지 마세요. 당신 안에는 이미 그 어떤 시련도 녹여낼 수 있는 단단한 온기가 있습니다. 당신은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온전한 세계입니다. 2. 결(結), 상처조차 아름다운 무늬가 되는 기적 나무의 아름다움은 매끄러운 표면이 아니라, 비바람을 견디며 생긴 거친 '결'에서 나옵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입은 상처, 앞날에 대한 막막함...